오늘은 60대 후반의 가까운 지인의 부고를 들으면서 시작되었다. 말기 암으로 투병한 지 딱 일년이다. 키모를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약 2개월 후 그의 이번 생은 빠르게 마무리되었다. 안타깝게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있는 상태라 병문안도 최근 2개월간 하지 못했다. 전화와 문자 그리고 못치는 피아노라도 연주해서 음악 링크 보내드린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지난 3월 초 생신때 가서 뵌 모습이 마지막이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마지막 만남이 마지막인 줄 모르고 흘려 보낸다. 나의 어머니, 아버지와의 마지막 만남도 그랬다. 그것이 마지막인 줄 알았으면 그렇게 평범하게 보내지는 않았겠지. 한 마디라도 더 격려해드리고, 손잡아 드리고, 따뜻한 눈빛이라도 한 번더 보냈을텐데.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에도 생의 마지막 날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스승 모리가 있다. 그가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이야기 하는 것을 읽으면서, 남겨진 사람으로 감정 이입하기도 하고, 내가 떠나가는 사람이 되어 생각해 보기도 했다. 그 중 몇 가지 문장을 인용한다.
그는 삶과 죽음, 그 좁은 여정을 잇는 마지막 다리를 걸어가리라, 결심했다. P25
‘죽어간다’는 말이 ‘쓸모없다’는 말과 동의어가 아님을 증명하려고 노력했다. P27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이 세상에서 그대로 물러날 것인가? 아니면 계속 보람 있는 삶을 살 것인가?’하고 말이요. 난 원하는 대로 살기로 – 아니 최소한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기로 – 결정했어요. 위엄있게, 용기있게, 유머러스하고. 침착하게. P39-40
자기의 인생을 의미 있게 살려면 자기를 사랑해주신 사람들을 위해 바쳐야 하네.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헌신하고, 자신에게 생의 의미와 목적을 주는 일을 창조하는 데 헌신해야 하네. P65-6
미치, 우리의 문화는 죽음이 임박할 때까지는 그런 것들을 생각하게 놔두지 않네. 우리는 이기적인 것들에 휩싸여 살고 있어. 경력, 가족, 주택 융자금, 새 차… 그래서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우리의 삶을 관조하며, ‘이게 다인가? 이게 내가 원하는 것인가? 뭔가 빠진 건 없나?’하고 돌아보는 습관을 갖지 못하지….. p91
죽게 되리란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자기가 죽는다고는 아무도 믿지 않지. 만약 그렇게 믿는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이 될 텐데. P110
어떻게 죽어야 할지 배우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울 수 있다네. P111
자네에게 진정으로 만족을 주는 게 뭔지 아나? 자네가 줄 수 있을 것을 타인에게 주는 것. … 시간을 내주고 관심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해주고… 존경은 그렇게 자기가 가진 것을 내줌으로써 받기 시작하는 거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을 바쳐라. 자기를 둘러싼 지역 사회에 자신을 바쳤다. 그리고 자신에게 목적과 의미를 주는 일을 창조하는 데 자신을 바쳐라. P164-65
선생님은 누구와 함께 있으면 완전히 그와 함께였다. 눈을 똑바로 응시하고, 세상에 오직 그밖에 없는 것처럼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 모리: 나는 온전히 함께하는 시간이 있다고 믿네. 그것은 함께 있는 사람과 정말로 ‘함께’ 있는 것을 뜻해. 지금 자네와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난 계속 우리 사이에 일어나는 일에만 신경을 쓰려고 애쓰네. P175
아이 때와 죽어간 때 외에도, 즉 그 중간 시기에도 사실 우린 누군가가 필요하네. P202
죽음은 생명이 끝나는 것이지, 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네. P222
에필로그: 사랑하는 사람이 말할 때는 생애 마지막 이야기인양 관심을 기울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 인생에서 ‘너무 늦은 일’ 따윈 없다는 것. P241
한 구절 한 구절 다시 곱씹고 내 인생에 반영하고 싶다. 그 중에서도, 사람과 있을 때 그 사람과 정말로 ‘함께’ 있고, 온전히 그 사람과 사이에 일어나는 일에만 신경을 쓰려고 한다는 구절을 되짚어보고 싶다. 내가 그 누군가와 함께 있더라도, 그 상대에게 온전히 100프로 집중하는 것으로 매 순간 온전히 살아가자. 매 순간에 집중하고 그 순간에 충실하게 살아간다면, 내 일생이 설사 짧게 끝나더라도 후회 없지 않을까 싶다.
내가 특별히 잘 해 드리는 것도 없는데, 나를 볼 때마다 ‘언제나 잘 해 주어서 노력해 주어서 고맙다고. 자랑스럽다’라고 해 주신 지미 에반스 님 명복을 빕니다. 당신의 미소 내 마음에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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