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 자연계, 공대 전공과 일을 하는 사람으로 긴 세월을 보냈다. 나에게는 전체를 보는 넓은 시야가 부족하다는 것을 얼마전에 깨닫고, 이것을 어떻게 채울것인가 고민하다가 나름 찾은 답이 독서였다. 평균치 정도의 독서는 했다고 할 수 있지만, 인터넷에서 접하는 독서광/ 독서의 힘 등의 비디오와 글을 보면서, 나도 그들처럼 독서에 도전하고 싶다는 열정을 가지게 되었다.
독서 전의 나, 독서 도전 이후의 나. 그렇게 분명히 차이나는 한 마디를 인생에 만들고 싶다는 열망. 그것을 독서로 이루어보겠다 결정했다. 첫 걸음으로 인문학 필독서 100선, 서울대 추천 도서 100권 등의 리스트를 뽑고, 한 권씩 읽어 내자 계획을 세웠다. 첫 도전 도서는 유득공의 발해고. 이것은 죄송한 말씀이지만, 전화번호부 책을 읽은 듯했다 라는 한 문장으로 감상을 정리하고 넘어간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다 읽었다는 것에 스스로 칭찬한다.
두번째 인문학 도서는 김구의 백범일지. 오늘 쓰고자 하는 글의 주제이다.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나는 그 분을 알고 있다고 착각을 했었다. 책을 통해 만난 김구(김창수, 김두래, 등 많은 이름을 가졌다)는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었다. 1800년대 후반에 태어나 해방 직후에 사망. 참 한 많고 애달픈 시기에 한 평생을 살았다. 책 읽는 동안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김구의 친구라도 된 듯 그와 모든 것을 함께 겪었다. 옥중 생활도 함께, 탈옥도 함께, 독립 운동도 함께 하였다. 독서 일기에는 독립 자금 후원금을 자신의 이익을 채우느라 가로챈 사람 이름과 독립을 위해 목숨을 버린 유공자의 이름을 빠짐 없이 적었다. 중요한 순간에 사람의 진실한 색이 나온다고 한다. 내가 그 시절 그 상황에 살았으면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끊임없이 질문했다. 나의 진실한 색은 무엇인가. 나는 절박한 순간에 정의의 쪽으로 사람을 위하는 쪽으로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책에서 몇 구절을 인용한다.
이봉창 의사: 제 나이가 이제 서른한 살입니다. 앞으로 서른한 해를 더 산다 하더라도 지금까지보다 더 나은 재미는 없을 것입니다. 늙겠으니까요. 인생의 목적이 쾌락이라면 지난 31년 동안에 인생의 쾌락이란 것은 대강 맛을 보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영원한 쾌락을 위해서 독립사업에 몸을 바칠 목적으로 상해에 왔습니다. 이씨의 이 말에 내 눈에는 눈물이 찼다.
윤봉길 의사: 밥을 먹으며 가만히 윤군의 기색을 살펴보니 그 태연자약함이 마치 농부가 일터에 나가려고 넉넉히 밥을 먹는 모양과 같았다. … 윤군은 자기의 시계를 꺼내어 내게 주며, ‘이 시계는 어제 선서식 후에 선생님 말씀대로 6원을 주고 산 시계인데 선생님 시계는 2원짜리니 제 것하고 바꿉시다. 제 시계는 앞으로 한 시간밖에는 쓸 데가 없으니까요.’ 돈을 꺼내 준다. ‘자동차값 하고도 5,6원은 남아요’. ‘후일 지하에서 만납시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대한 사람이라면 간 데마다 신용을 받고 대접을 받아야 한다.
외국에서 살아가는 대한의 사람으로, 김구 선생님의 마지막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인의, 자비, 사랑으로 조금이나마 인류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모두 떠나, 한 사람의 인간으로 대한의 독립을 위해 처절하게 살아낸 김구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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